2005년 07월 16일
** 스타크래프트와 미니홈페이지
김경욱·소설가·소설집'장국영이 죽었다고?'
좃(!)선일보 오피니언 문화비전란에 6월 4일자로 실린글이야..
평범한 글일수도 있구.. 매번 누군가 하는 말
조금 고친 말일수도 있는데..
마음에 들었어..^^
스타크래프트라는 실시간(實時間)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이 있다. 프로게이머라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냈으며 게임만을 전문적으로 중계하는 채널을 탄생시킬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전투적인 게임에 대한 폭발적이고 지속적인 반응은 인터넷 전용회선으로 연결된 익명의 접속자와 겨룰 수 있다는 점에서 비롯된 것 같다. 자신의 영토를 확장해가며 상대를 제압한다는 점에서 스타크래프트는 바둑과 닮았다. 그러나 이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은 소통이라는 측면에서 바둑과는 사뭇 다르다.
바둑에서는 첫 번째 돌이 바둑판에 놓이는 순간부터 소통이 이루어진다. 상대가 돌을 두어야만 자신의 돌을 내려놓을 수 있다. 적어도 상대가 다음 돌을 내려놓을 때까지는 침묵해야 한다. 침묵하면서 바둑돌 하나하나에 담긴 상대의 메시지를 신중히 헤아려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승부를 그르치기 십상이다. 그러니 바둑은 본질적으로 ‘소통’ 지향적인 게임이다. 소통하면서 공백을 많이 만들어내야 이기는 게임이 또한 바둑이다.
그러나 스타크래프트에서는 바둑에서와 같은 소통을 찾아볼 수 없다. 스타크래프트의 게이머들은 시종 자신의 플레이에 몰두한다. 자원을 채취하고 생산건물을 짓고 병력을 생산하고 이동시킨다. 물론 이 게임에서도 상대의 의도를 간파하는 것은 승리의 지름길이다. 그러나 바둑에서와는 달리 이 게임에서 상대의 메시지는 읽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정탐해야 할 대상이다. 게임이 시작된 순간부터 침묵도 휴지(休止)도 존재하지 않는다. 상반되는 두 개의 ‘실시간’이 마주보고 달리는 기관차처럼 전장(戰場) 곳곳에서 경쟁하며 날카롭게 부딪힌다. 한쪽의 언어가 다른 한쪽의 언어를 집어삼킬 때까지, 전장의 곳곳에 자신의 언어가 메아리칠 때까지 자신의 언어를 내뱉을 뿐이다. 표현의 과잉은 오히려 소통에 걸림돌이 된다.
표현의 과잉은 공백과 침묵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된다. 인터넷 미니 홈페이지의 놀라운 성공도 이와 무관한 것 같지는 않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터지는 디지털 카메라의 플래시는 이제 그리 낯선 것이 아니다. 디지털 카메라만으로는 부족해서 휴대폰으로도 사진을 찍는다. 찍어야 할 특별한 대상이나 기념할 만한 일이 있어서 찍는 것이 아니라 찍을 수 있는 도구가 수중에 있기 때문에 찍는다. 무엇보다 미니 홈페이지의 사진첩을 채우기 위해 찍는다. 자신이 먹을 음식을 찍고 애완동물을 찍고 자기 자신을 찍어서 미니 홈페이지에 올린다. 찍을 대상이 없을 때에는 찍을 대상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공백을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니 미니 홈페이지의 성공을 견인한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는 “최근 2주간 새로운 게시물이 없습니다”라는 문장에 대한 공포일지도 모른다.
소통의 단절도 문제지만 소통에 대한 강박 또한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소통에 대한 강박은 표현의 과잉을 낳는다. 우리는 테크놀로지의 발달이 표현 과잉을 부추기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고도로 발달한 테크놀로지는 소통의 환상을 심어줌으로써 오히려 진정한 소통을 어렵게 만든다. 사진을 찍어서 자신의 미니 홈페이지에 올리는 것은 그것 자체로 즐거움일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미니 홈페이지를 방문한 사람의 숫자에 집착하는 순간 사진을 찍어서 올리는 행위의 즐거움은 사라지게 된다.
타인의 언어는 나의 침묵을 필요로 한다. 침묵하면서 타인의 언어를 경청할 때에 비로소 소통이 가능해진다. 테크놀로지가 조장하는 소통에 대한 환상과 강박으로부터 벗어나 공백과 침묵을 견디는 사람만이 소통을 할 수가 있다.
좃(!)선일보 오피니언 문화비전란에 6월 4일자로 실린글이야..
평범한 글일수도 있구.. 매번 누군가 하는 말
조금 고친 말일수도 있는데..
마음에 들었어..^^
스타크래프트라는 실시간(實時間)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이 있다. 프로게이머라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냈으며 게임만을 전문적으로 중계하는 채널을 탄생시킬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전투적인 게임에 대한 폭발적이고 지속적인 반응은 인터넷 전용회선으로 연결된 익명의 접속자와 겨룰 수 있다는 점에서 비롯된 것 같다. 자신의 영토를 확장해가며 상대를 제압한다는 점에서 스타크래프트는 바둑과 닮았다. 그러나 이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은 소통이라는 측면에서 바둑과는 사뭇 다르다.
바둑에서는 첫 번째 돌이 바둑판에 놓이는 순간부터 소통이 이루어진다. 상대가 돌을 두어야만 자신의 돌을 내려놓을 수 있다. 적어도 상대가 다음 돌을 내려놓을 때까지는 침묵해야 한다. 침묵하면서 바둑돌 하나하나에 담긴 상대의 메시지를 신중히 헤아려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승부를 그르치기 십상이다. 그러니 바둑은 본질적으로 ‘소통’ 지향적인 게임이다. 소통하면서 공백을 많이 만들어내야 이기는 게임이 또한 바둑이다.
그러나 스타크래프트에서는 바둑에서와 같은 소통을 찾아볼 수 없다. 스타크래프트의 게이머들은 시종 자신의 플레이에 몰두한다. 자원을 채취하고 생산건물을 짓고 병력을 생산하고 이동시킨다. 물론 이 게임에서도 상대의 의도를 간파하는 것은 승리의 지름길이다. 그러나 바둑에서와는 달리 이 게임에서 상대의 메시지는 읽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정탐해야 할 대상이다. 게임이 시작된 순간부터 침묵도 휴지(休止)도 존재하지 않는다. 상반되는 두 개의 ‘실시간’이 마주보고 달리는 기관차처럼 전장(戰場) 곳곳에서 경쟁하며 날카롭게 부딪힌다. 한쪽의 언어가 다른 한쪽의 언어를 집어삼킬 때까지, 전장의 곳곳에 자신의 언어가 메아리칠 때까지 자신의 언어를 내뱉을 뿐이다. 표현의 과잉은 오히려 소통에 걸림돌이 된다.
표현의 과잉은 공백과 침묵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된다. 인터넷 미니 홈페이지의 놀라운 성공도 이와 무관한 것 같지는 않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터지는 디지털 카메라의 플래시는 이제 그리 낯선 것이 아니다. 디지털 카메라만으로는 부족해서 휴대폰으로도 사진을 찍는다. 찍어야 할 특별한 대상이나 기념할 만한 일이 있어서 찍는 것이 아니라 찍을 수 있는 도구가 수중에 있기 때문에 찍는다. 무엇보다 미니 홈페이지의 사진첩을 채우기 위해 찍는다. 자신이 먹을 음식을 찍고 애완동물을 찍고 자기 자신을 찍어서 미니 홈페이지에 올린다. 찍을 대상이 없을 때에는 찍을 대상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공백을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니 미니 홈페이지의 성공을 견인한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는 “최근 2주간 새로운 게시물이 없습니다”라는 문장에 대한 공포일지도 모른다.
소통의 단절도 문제지만 소통에 대한 강박 또한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소통에 대한 강박은 표현의 과잉을 낳는다. 우리는 테크놀로지의 발달이 표현 과잉을 부추기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고도로 발달한 테크놀로지는 소통의 환상을 심어줌으로써 오히려 진정한 소통을 어렵게 만든다. 사진을 찍어서 자신의 미니 홈페이지에 올리는 것은 그것 자체로 즐거움일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미니 홈페이지를 방문한 사람의 숫자에 집착하는 순간 사진을 찍어서 올리는 행위의 즐거움은 사라지게 된다.
타인의 언어는 나의 침묵을 필요로 한다. 침묵하면서 타인의 언어를 경청할 때에 비로소 소통이 가능해진다. 테크놀로지가 조장하는 소통에 대한 환상과 강박으로부터 벗어나 공백과 침묵을 견디는 사람만이 소통을 할 수가 있다.
# by | 2005/07/16 14:27 | ** reference **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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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도움하나도안됏어 이바부야!!~^^)
ㅉㅉ!!~~